토리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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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폐한 마음을 가진 자들의 가장 편안한 안식처는 늘 자조와 비관이기 마련이다. 어느덧 나는 완전무결한 피해자라는 생각 안에 안도하며 머물게 되는 것이다. 그런 자신을 구하기 위한 자력구제의 수단으로 무엇을 선택하든 늘 옳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그렇게 타락한다. 니체가 말한 심연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

젊은 날의 나는 대개 불행했고, 앞으로도 불행을 떨쳐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행복하고 싶다는 마음에 잠식되고 싶지도 않았다. 행복한 사람은 거만했고, 거만해서 재수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는 불행에 잡아먹히지 않고 대응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해 골몰했다. 나는 너무 오랜 시간 동안 불행에 시달린 이들이 어떻게 망가지는지 알고 있었다. 피해의식은 사람을 괴물로 만든다. 피해의식이 만든 괴물은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지르든 이해받을 수 있다고, 아니 이해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불행했으니까. 전혀 그렇지 않다. 나의 사연이 나의 책임을 대신 져주지는 않는다. 그런 괴물이 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불행과 함께 살 수 있는 논리를 만들어야 했다. 그렇게 했다.


"상처는 상처고 인생은 인생이다. 상처를 과시할 필요도, 자기변명을 위한 핑곗거리로 삼을 이유도 없다. 다만 짊어질 뿐이다. 짊어지고 껴안고 공생하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할 뿐이다. 살아가는 내내 말이다. 그러고 보면 사람은 자기혐오로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다. 물론 사랑으로도 살 수 있겠지만 그건 여건이 되는 사람에게 허락되는 것이다. 행복한 사람들이 모두 행복하세요 사랑하세요, 같은 말을 떠벌이며 거만할 수 있는 건 대개 그런 이유에서다. 나는 별 일 없이 잘 산다.”



허지웅 새로 나온 에세이 읽다가 인상깊어서 가져와봤어
  • tory_1 2020.09.14 21:53
    제목 한줄로 영업성공... 읽어봐야겠다 고마워!
  • tory_2 2020.09.14 22:31
    와..
  • tory_3 2020.09.15 00:26
    진찌 통찰력있게 글 잘쓴다. 아마 본인의 경험담인거 같은데 나도 같은경험을 하고 이제는 내 인생 스스로 잘 살아나가고 있지만, 어떻게 저렇게 와닿게 글을 잘 쓸까
  • tory_4 2020.09.15 00:30
    이 책 지금 예스24 이북 오구오구 페이백 이벤트 도서야. 이번주 일요일까지 900원으로 대여해서 읽기 가능함. ^^
  • tory_8 2020.09.15 18:54
    좋은정보 고마워!
  • tory_10 2020.09.19 15:18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10/25 22:28:59)
  • tory_5 2020.09.15 00:57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3/12 13:43:59)
  • tory_6 2020.09.15 11:21

    읽어보고싶다

  • tory_7 2020.09.15 13:41

    지금 결제하러 갑니다..총총..

  • tory_9 2020.09.17 09:22
    너무 좋네.. 고민만 하고있었는데 톨덕에 구매해야겠다
  • tory_11 2020.09.22 08:19
    허지웅 에세이 진짜 좋아
  • tory_12 2020.09.22 23:27
    공감은 너무나 많이 되지만 난 자기혐오하며 살고싶지않아ㅜ 상처가 100% 치유되지 않겠지만 조금이라도 사랑이라는 방향으로 가면서 살고싶어. 난 별일없이 사는게 아니라서 그런가. 정말 죽을맛인데 자살하기는 싫어졌거든 마음 먹은것도 있고 해서. 작가님도 산전수전 다 있으셨을거고 어떻게보면 인생 선배인데, 저 분은 어떤 과정을 겪었기에 결론이 저렇게 났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아는게 두렵기도 해
  • tory_12 2020.09.22 23:30
    그리고 작가님이 선하고 현명하고 인간적인 분이라는게 글에 느껴져서 좋아 많이 배운 티도 나고.
    어쩜 저런 마음을 저렇게 표현을 잘 했을까 싶을 때도 많고.
  • tory_13 2020.09.24 23:03

    나의 사연이 나의 책임을 대신 져주지는 않는다.


    글 너무좋다.. 톨 고마워 

  • tory_14 2020.09.26 23:47
    상처는 상처고 인생은 인생이다. 상처를 과시할 필요도, 자기변명을 위한 핑곗거리로 삼을 이유도 없다. 다만 짊어질 뿐이다.
    좋은글
  • tory_15 2020.10.28 09:17
    톨 글 보고 주문했다. 고마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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