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2015년도에 회사를 그만두고 1년 정도 길다면 긴 백수 생활을 하면서 굉장히 어두운 기간을 보냈어.

취업을 하고, 취업한 월급으로 우울증 상담을 받으면서 지금은 많이 나아졌어.


우울증이 심했던 때에는 나와 같이 우울한 사람들이 쓴 글을 보면서 많은 위안을 얻었던 것 같아.

그래서 디미토리에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톨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을 되었으면 좋겠어서 내가 썼던 우울한 조각 일기를 공유하려고 해.


아이폰에 메모장처럼 적기도 하고 네이버 블로그에 장문의 글을 쓰기도 해서

글을 쓴 날짜나 내용은 중구난방이더라도 톨들이 이해해주길 바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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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5


나는 왜 나를 사랑하지 못할까
롤프 메르클레 지음

스스로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은
스스로를 사랑받을 만한 사람으로 여기는 것이다.

느낌이 어떻든 간에
행동과 생각이 어떻든 간에
태도가 어떻든 간에
외모가 어떻든 간에
능력이 어떻든 간에
소유가 적든 많든 간에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거부할지라도
당신은 불완전하지만 행복하고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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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7


늦잠을 잤어.
늦잠을 자도 아무 상관 없다는게
아무 일정에 얽혀있지 않다는게
그냥 한강둔치에 나부끼는 쓰레기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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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6


오랜만에 인간 사람을 만났다.
파스타는 역시 맛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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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31

반짝반짝 빛나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은사자라고 아세요?
색소가 희미한 사잔데 은색이랍니다.
다른 사자들과 달라 따돌림을 당한대요.
그래서 멀리서 자기들만의 공동체를 만들어 생활한다는군요.
쇼코는 말이죠, 저나 곤을 그 은사자 같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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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31

오늘도 도서관. 어제도 도서관.

매일매일 도서관에 왔다갔다 하고 청년 실업률 높다지만 나 좀 살려줘라


부모님이랑 정상적인 "대화"란 걸 안하고 산 지 꽤 오래된 것 같다.

내 자신이 너무 필요없는 존재같다.

오빠는 졸라 잘나가는데 씨발


수도권 언저리 아무도 모르는 4년제 대학.

컴퓨터공학도 아니고 이름도 좆같은 학과.

동아리 하나 없이 친구도 못 만들고 어영부영 졸업하니 뭐가 남냐.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한거였는데.

정말 나름이였나보다.

다 가치없고, 부질없고, 필요없는 헛짓거리들.


나를 뽑아주는 곳이 있기나하냐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긴 한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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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8

삐뚤어졌어 - 선우정아


날 지키려 해가 다 지고 있는 엄마의 어깨

애써 눈 맞추며 다가온 그의 입술

분명 같은 곳에 있는데

우린 방향이 달라

난 안아 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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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5

게임 업계를 떠나게 된 계기를 털어놓게 되면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

'빈대 잡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


그 회사에 다니면서 난 사람에 지쳤던 걸까? 아니면 게임 업계에 지쳤던 걸까?

그 때 당시의 느낌은 전자였다.

바로 옆에서 권력을 손아귀에 쥐어보려고 발악하는 듯한 상사의 모습이 지겨웠다.

그리고 그 사람 주변에서 콩고물을 얻어먹기 위해 부당한 지시를 따르는 동료들도 똑같이 혐오스러웠다.


그 이후 삶을 바라보는 시점이 바뀌었다.

사람은 믿어서 좋을 것 없고 의심해서 나쁠 것 없다는 생각을 전제로 삼게 되었다.

10년 넘게 인연을 지속해온 친구들에게도 경계를 풀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왜냐하면, 사람은 믿어서 좋을 것 없고 의심해서 나쁠 것 없으니까.


난 왜 그 사람을 인간 군상의 전부에 투영하게 된 걸까?

또라이는 한 명일뿐이었는데, 나는 모든 사람을 또라이로 보고 있다.

그리고 게임 업계를 또라이로 보고 있다.


난 왜 내가 그토록 좋아했던 게임을 포기하게 된걸까?

그렇다면 나에게 게임은 큰 의미가 아니였을까?

지금 다시 게임 업계에서 개발자로서 근무하게 된다면, 지금의 걱정들을 다 날릴 수 있을까?


다시 게임 업계로 돌아간다고 해서 지금 내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지금처럼 끊임없이 무력감과 우울감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듯한 이 기분은 쉽게 떨쳐내지 못할 것이다.


그게 나의 상처의 주 원인이라면 왜 상처가 낫질 않는 걸까?

달궈진 프라이팬에 손가락을 데인다면 물집이 잡히고, 물집이 터지고 새 살이 차오를텐데.

사람에 데인 나는 급한 마음에 아무 연고를 바르다가 새 살 껍데기를 계속해서 벗겨내고 있는 것 같다.


1년이 지났는데, 1년 반이 지났는데,

난 아직도 그대로다.


심지어 새로운 회사에서 새로운 팀에서 모든 걸 새로 시작하고 있는 지금 이 상황에서,

난 아직도 그 때의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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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7

이기적인 연결만을 원하는 나는 오늘도 단절을 원한다.

나만의 컴포트 존에서 그 누구도 허락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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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0

이정도면 살만하지않냐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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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2

끔찍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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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5

태어난 이유가 돈 버는 건 아닐텐데

태어난 이유가 회사에서 하루종일 일하려고는 아닐텐데


왜 난 내 몸 하나 지탱할 돈이 없어서

모두에게 굽신거리며 살아야할까


차라리 죽는다면

태어나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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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2

들뜨지마
어짜피 넌 또 네 지옥으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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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7

노량진역에서 용산역을 지나올 때면 한강이 보인다.
그 때마다 타고 있는 지하철의 유리를 깨고 뛰어내리는 상상을 한다.
잔잔한 한강 수면에 내 육신이 파동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 몸이 내려앉아 잠식될 때 평온해진 수면을 떠올렸다.
조금은 기분이 나아졌다.


  • tory_1 2018.07.09 23:32
    올려줘서 고마워ㅠㅠ
    나도 우울할 때 다른 우울한 사람들 일기나 글 보면서 위안받는데 고마워
  • tory_2 2018.07.10 03:27
    17년 12월 12일 일기 공감
  • tory_3 2018.08.20 14:04
    고마워 잘 읽고 가.. 한번 사람에 실망함 그 상처는 뼛속 깊이 스며들어 잘 낫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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