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해외에서 일하는 토리야. 영업직이라 고객 만날 일도 많고
비즈니스 이메일 같은걸 많이 쓰니까 영어이름을 지어서 거의 8년째 쓰고 있어.
내이름은 전현정인데 진짜 나랑 오랫동안 친하게 진했던 여기 친구도 발음을 힘들어해 ㅋㅋㅋㅋ
ㅕ 발음도 힘들고 이름에 다 받침이 있으니까 헌덩 헌더 이런식으로 발음하더라구 ㅋㅋㅋㅋ
영어 스펠링도 hyunjeong jeon 이걸쓰는데 꽤 복잡해서 명함이나,
비즈니스 이메일 sign을 내 영어 이름을 쓰고 있어!
한국이름이랑 비슷한걸 찾기도 힘들어서 그냥 헤더라는 이름을 쓰는데
쓴지 오래되서 그냥 내 이름 같아 ㅋㅋㅋㅋ
이름에 대해서 아무 생각없다가 얼마전에 신규 고객사 미팅을 갔는데
거기 직원이 내 원래 이름을 물어보더라고... 내가 korean이라고 하니까
그럼 원래 이름은 뭐야? 왜 영어이름써? 이러길래 한국 이름 알려주면서
사람들이 발음하기 불편해 하고 막상 발음해도 내 이름 발음이 아니니까 불편해서
영어 이름을 쓴다고 했어
그랬더니 소중한 너의 이름을 써라, 다른 사람들이 너의 이름을 기억하게 해야한다
이러면서 한참 고나리질을 하더라고....나보다 한참 나이가 많아서
그냥 듣고만 있었는데 공적인 자리에서 내 사적인 이름을 한 참 이야기해서 기분이 많이 나빴어 ㅠㅠ
여차저차 말 끊고 미팅 잘 마무리했는데
끝낼때 다음에는 내 진짜 이름이 적힌 명함을 받고 싶다고 하더라고.
너무너무 기분이 나빴어. 의도가 뭐건간에 내 프라이버시인데 왜 참견일까?
내 이름 알려주고 발음 교정하는게 나한테는 더 귀찮은 일인데 말이야.
학생때도 난 쭉 헤더라는 이름을 써왔고 그게 내 정체성에 영향을 준다고 단한번도 생각한적이 없어 ㅠㅠ
미팅 끝나고 회사로 오는길에 같이 간 직원도 그 거래처 사람 오지랖 넓다고 같이 욕해줬는데도
기분이 안풀린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