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때 살았던 아파트가 있는데... 거기가 꽤 지대가 높았어.
산 일부를 허물고 지은것 같은? 그런 아파트였거든.
예전에 공동묘지였다거나 그런 흔한 괴담같은(?) 얘기는 들은 적이 없는데
수맥이 흐른다고 할아버지가 그런 얘기를 몇 번 하셨던 것은 기억하고 있어.
내 생각에 특히 내 방이 좀 이상했던것 같아.
첫번째
시험기간에는 늦게까지 공부를 하는 경우가 꽤 많잖아?
그 때마다 오디오로 CD를 틀어놓고 (ㅋㅋㅋ나 토리 나이가 많아서 꽤 옛날임ㅋㅋㅋ)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를 했는데 음악이 종종 갑자기 툭 꺼지곤 했었어.
시계를 보면 항상 2시 3분, 2시 6분 이런 식으로 2시 근처였어.
묘하게 조금씩 시간이 달라서 기계에 나도 모르는 설정을 해 놨거나 그런건 아닌거 같았거든.
공부하고 있는데 갑자기 음악이 꺼지면서
등 뒤로
탁, 스르륵.... 하고 CD가 멈추는 소리 들으면 소름이 돋아서 방 문 열어놓고 공부하고 그랬음.
두번째
내가 그 당시에 가위에 많이 눌렸거든?
난 사실 가위에 자주 눌린다... 요즘도 가끔씩.
나는 가위 눌려도 그냥 몸이 안 움직일 뿐이어서
'아 또 눌렸네...'하고 몸 몇번 움직거리다가 잘 안되면 도로 잔다 ㅋㅋㅋ
그런데 그 집에서 살 때만 유독 특이했던게 가위 눌릴 때마다 귀에서 누가 속삭여.
한 명이 아니도 두세명? 정도 되는 여자 목소리로...
뭐라는지 내용은 잘 모르겠는데 자기들끼리 속닥거리고 까르르 웃고 그랬어.
그때는 너무 무서우니까 도로 잘 생각은 못했고 손 끝부터 가위를 푼 다음에 항상
'엄마아앜--------!!!!!!!!!!!!' 하고 큰 소리로 엄마를 불렀지.
세번째
사실은 위에 쓴 두가지보다 가장 이상한게 이거거든.
자다가 갑자기 너무 추워서 잠에서 깨는 일들이 있었어.
겨울도 아니고 이불을 덮고 잤는데도 엄청 추울때 이빨이 딱딱 부딪히는거 있잖아?
진짜 이빨이 부딪힐 정도로 한기가 들어서 잠에서 깨곤 했어.
그리고 그 때마다 음악소리가 들렸다...
몇 시간 지나서 생각하려고 하면 그 음악소리가 뭔지 기억이 잘 안나.
그런데 잠결에 들으면 '아 또 이 소리구나' 하고 깨닫거든.
기억하는건 오로지 폰 벨소리나 알람소리처럼 3-4초의 간격으로 멜로디가 반복이 된다는거.
그 집에서 이사 나오고 난 후에 '착신아리'라는 영화가 개봉했는데...거기 나오는 벨소리랑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
그게 어디서 들리는 소리인지 모르겠는데 너무 기분 나쁘고 음침한 멜로디라서
창문을 닫고 베개로 귀를 막았는데도 들리는거야.
(창문 닫으면 소리가 좀 줄어들고 귀 막으면 조금 더 줄어들긴 함.)
항상 어슴프레한 새벽녘에 있는 일이라 거의 대부분은 그 상태로 귀막고 버티다가
다시 잠들곤 했어서 원래는 꿈인가??? 했었음.
그런데 추석연휴에 친척들이 우리집에 놀러온 날이 있었어.
친할머니가 내 방에서 나랑 같이 주무셨거든.
또 그 새벽에 추워서 깬거야.
정말로 이가 딱딱 부딪힐 정도로 너무 추웠어.
그리고 역시나 들리는 음악소리...
봤더니 창문이 열려 있길래 닫고 돌아서는데 잠귀 밝은 할머니가 깨셨나봐.
'춥나?' 라고 물어보시더라구.
내가 잘됐다 싶어서 할머니한테 이 음악 소리 들리냐고 여쭤봤거든.
할머니께서
'무슨 음악소리?'라고 하시는거야.
내 귀엔 분명히 계속 들리고 있었는데 말이야.
잘 들어보시라고 안 들리냐고 그러면서 창문을 다시 열었는데도 안들린다고 하시는거야.
그러고 나서...
그 날 아침에 할머니께 다시 여쭤봤어.
내가 새벽에 했던말 기억 하시냐고,
그랬더니 무슨 음악소리 들리냐고 묻지 않았냐고 하시는거야.
그래서 이게 꿈이 아닌걸 확실히 알게 됨...
난 사실 심령이나 귀신.... 거리가 먼 사람이거든.
일단 촉이 별로 안좋고 ㅋㅋㅋ 영감? 이런거 개뿔도 없어.
그런데 그 집에 살 때만 이런 일들을 겪었던 걸로 봐서 좀 이상한 집이라는게 있는 것 같아.
거기서 이사 나온지 10년이 지났지만 그 후로는 약간 이상한 일조차 한 번도 겪은 적이 없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