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하!
비가 참 많이 오다가 잠잠해지고 있넹
아까 아침에 잠깐 비 잠잠해지길래 따릉이 타려다가 다시 미친듯이 내려서 비를 왕창 맞았거든
그래서 옛날 일이 생각나서 끄적여본다
때는 이삼년전이야
나는 전남친이랑 같이 우리집 개 두마리를 산책시키려고 일산호수공원으로 밤산책을 나갔어
한시간쯤 돌았나 하는데 하늘이 뭔가 이상한거야 천둥이 쳤던거 같기도 하고 어디선가 굉음? 같은 것들이 들리기도 했어
뭔가 느낌이 쎄해서 돌아가려고 주차장쪽으로 가는데 호수공원보면 가운데 분수대가 있고 돌바닥 깔린데가 있지?
거기를 지날 무렵에 눈 앞에 믿기 힘든 광경이 펼쳐지더라고.
분수대를 기점으로 2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이미 비가 막 미친듯이 쏟아지는거야.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이 미친듯이.
그에 반해 우리 있는 곳은 비가 한두방울 떨어질까 말까하는 정도였고.
거기만 다른 세계같았어.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그러니까 그 광경이 밤인데도 다 보였던 거지.
정말 기괴하고 신비로운 광경이었는데 그게 공포로 바뀌는데는 오래걸리지않았어.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는데 그게 점점 다가오고 있었거든.
그 빗속에서 우리쪽으로 어떤 남자가 흠뻑 젖어서 달려오는데 마치 좀비 피해서 도망가는거 같더라
우리도 곧 정신차리고 개 끌어안고 가까운 정자있는 쪽으로 막 내달렸어
그런데 자연의 힘 앞에서 사람이 참 무기력한게 3초정도만에 따라잡혔는데 그 속에 들어가니
비가 너무 굵고 세차서 남자친구가 뭐라고 하는데 그게 안들릴 정도였던거야
여름이라 맨다리에 비가 떨어지는데 거짓말 안하고 따갑더라
정자까지 대강 100미터 남짓이었는데 비때문에 제대로 뛰질 못해서 중간에 나무 밑에 들어갔다가
겨우겨우 정자까지 갔다...
정자 안에는 우리 말고 커플 하나랑 아까 달려가던 그 남자가 있었는데 전부 다 어이없어했어
뭐지뭐지 하면서도 소나기니까 금방 그칠거라는거 다들 알았어서 그냥 가만히 기다렸지
역시나 10분정도 지나니까 비가 잦아들었는데
그친게 아니고 지나간거였음...
소름... 계속 지나가는 중이었던듯해
글로 써노니까 좀 별거 아닌거같기도한데 그때는 정말 꿈꾸는거 같았당
비 등지고 도망갈땐 왠지 정말 무서웠음;;
다른 톨들도 이런 경험 있으려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