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오쁭방지를 위해 댓으로 달게!

  • W 2018.05.1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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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도 많은 사람들한테 이야기를 했다보니 나인거 알 수도 있으니 혹시나 오쁭이면 톡으로 보내주새오..!


    우선 그림이 개판이라 정말 미안하다ㅠㅠ


    때는 몇 년 전 여름. 술 마시고 밤 11시 쯤 (그래도 나름 일찍) 귀가하던 길이었어.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길에 사람이 별로 없더라고. 나톨은 덩치도 크고 씩씩하니까 파워워킹하면서 집으로 가고 있었어.


    그림 1. 골목에서 나는 큰 길쪽으로 가고 있었고 남자는 내 쪽으로 오고 있었어. 마주오는 사람들을 다 보면서 지나가진 않으니까 별 신경 안썼어. 그래도 밤이었으니까 '아 사람있네 다행이다~' 하는 느낌.


    확실하게는 기억 안나는데, 건너편에서 오는 남자는 교복같은 베스트를 입고 있었고, 손에는 좀 늘어져 있는 가방을 들고 있었어. 가방끈이 길었고 뭔가 굉장히 축쳐진.


    쨌든 나는 또 열심히 걸어서 큰길로 나와서 우리집을 향해 갔지. 큰 길은 오르막길이라 혼잣말로 '힘들다 어쩌다' 중얼대면서 걷는데, 뒤에서 누가 따라오는 느낌이 드는거야. 돌아봤더니 아까 그 남자가 따라오고 있었음. 베스트, 끈이 긴 가방,,


    그때부터 기분이 이상하더라고. 아 저 사람 혹시 나 따라오는건가? 설마,, 뭐 나도 왔던 길 되돌아 간 경험 있으니까 속으로 '먼저 가라, 먼저 가라.' 하면서 걸음 속도를 늦췄어. 그랬더니 그 사람이 2. 골목 바로 밑 골목에서부터 나를 지나쳐 빨리 걷더라고? 그러곤 나를 앞서서 2. 골목으로 들어가는거야.


    나톨은 아 얘가 의심받기 싫어서 빨리 가는구나ㅋㅋ 휴 다행이다. 하는데 이상한건 그사람이 2. 골목으로 들어간 뒤부터 발소리가 안 들리는거야. (밤의 거리는 적막하니까.)


    설마 하고 좀 멀리 떨어져서 2. 골목 들여다 보니 그 사람 골목 초입에 그대로 서있는거.


    ;;;아;;; 이거 진짜 큰 일 났다 싶은거야...ㅠㅠ 등에서 식은땀 줄줄 남. 숨도 조금씩 가빠오고.


    집 앞에 거의 다왔는데 하필이면.. 하면서 덜덜 떨리는 손 꽉 잡고 우리집 골목(3.) 으로 들어갔어. 아니나다를까 뒤에서 발소리가 나더라고?..


    너무 두려워서인지 귀에서는 심장 소리가 쿵쿵쿵쿵, 들리기 시작하고, 눈 앞도 점점 흐려져갔어.


    우리집 골목은 3. 으로 들어가서 골목 끝 왼편에 있는 집이야. 골목으로도 들어가서 한 번 꺾기까지 해야하지ㅠㅠ


    나는 용기내서 계속 걸었고 남자는 결국 집 앞까지 쫓아왔어.


    그 때 내가 무슨 용기였는지.


    홱 돌아보면서,


    "왜 따라오세요?"


    하고 물었거든?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정신이었는지 모르겠어. 그니까 그 남자가 나를 보면서 쭉 찢어진 눈으로 웃는거야. (죄송하지만 얼굴이 ㅌ개월에 ㄷㄷㅇ씨를 닮았음. 그래서 그분 볼때마다 무서웠어..ㅠ)


    심장이 멎을 것 같은 두려움 속에서 나는 몸을 틀어 우리집 문을 쾅쾅! 두드리면서 오빠!! 문 열어줘!!!! 하고 소리질렀어.


    오빠가 바로 문 열어주고, 나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펑펑 울었어 ㅠㅠㅠ 오빠가 왜 그러냐고 물었고, 나는 있었던 일을 횡설수설 하면서 얘기했어. 오빠는 동네 친구들 다 부르고는 서둘러 몽둥이를 챙겨서 나갔지만. 이미 사라지고 난 후더라고. (사실 집까지 따라온, 집까지 찾아온 남자들이 몇 있었어. 대낮에 술 먹고 네 동생 보러왔다고 데리고 나오라고 소리지른 사람도 있었음. 내가 잘나서라기 보다는 동네가 후미진 탓이 큰 것 같아ㅠㅠ 지금은 이사 옴.)


    무튼 그 후로 며칠간(일주일 정도) 오빠가 나 알바하고 돌아오는 길에 1. 골목부터 데리러 와주고 했었어.


    그 뒤로 그 남자를 만난적은 없지만,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아 있어. 그 축 늘어진 가방 속에 뭐가 들었을지 싶기도 하고.


    왜 하필 나는 여자로 태어나서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고,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해 지레 겁을 먹고 살아야하는지. 그게 더 공포인 것 같기도 해 ㅠㅠ


    쓰고나니 별 것 아닌 것 같아서 민망하지만ㅠㅠ 모든 톨들의 귀가길이 안전하길 바라고 또 바라면서 끝마칠게..!ㅠㅠ

  • tory_2 2018.05.15 16:14

    토리 진짜 무서웠겠다 ㅜㅜㅜ.... 진짜 천만다행이야 ㅠㅠㅠㅠ

  • tory_3 2018.05.15 16:22

    와진짜 무서웠겠다.. 나는 오빠도 없고 아버지도 돌아가셔서 안계시는데

    주택살아서 골목들어갈때마다 진짜 겁나...

  • tory_4 2018.05.15 17:21
    와...진짜 토리 대단하다
    그렇게 물어볼 수 있다니..
    근데 그럼 자기 얼굴 본줄 알고
    따라다닐수도 있을텐데 오빠가 있어서 다행이다ㅠㅜㅜ
  • tory_5 2018.05.15 17:34
    와.. 진짜 화나네ㅡㅡ 나도 밤중에 집앞에 나갈일 있어서 나갔었는데 왠 남자시키가 나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따라오는거 기분탓인가 싶어서 반대방향으로 걸었더니 반대방향으로 또 따라오고 또 반대방향으로 걸었더니 또 반대방향으로 따라오고 몇번 반복했더니 지쳤는지 지갈길 가더라고 생각할수록 화나는데 암튼 토리 무사해서 다행이다..
  • tory_6 2018.05.15 19:42
    남자들 존나 잘 따라옴. 난 초 6때도 어떤 아저씨가 나 슬그머니 따라 오다가 나중에 내가 냅다 뛰니깐 존나 뛰어와서 그대로 학원으로 뛰어 도망갔던 적도 있고.. 그때 학원 가는 길이 아니고 친구네 놀러가는 길이였고 14층 사는 친구네 가려고 엘베 기다리는데 느낌 쎄한 아저씨랑 같이 타기 싫어서 계단으로 갔음. 14층을ㄷㄷ 근데 아저씨가 다른 라인 계단으로 갑자기 오르기 시작하더니 14층 다다를때까지 날 주시하면서 오르길래 멈칫 하면서 시간 끌다가 다다다다 뛰어 내려가서 학원까지 그대로 안쉬고 뛰어갔어ㅠㅠ 그런적도 있고 성인 되서도 장우산 들고 대 낮에 나 따라 온 새끼도 있고.. 하 어릴때나 커서나 남자들 무서운건 여전하다
  • tory_7 2018.05.15 23:56
    글만 읽어도 다리풀리는 기분.. 든든한 오빠 있어서 너무 부럽다 톨아
  • tory_8 2018.05.16 02:44
    헐 무서웠겠다 그래도 집에 오빠가 있어 다행이였네 진짜 잘해줘 라면도 잘끓여주공...
  • tory_9 2018.05.16 13:23

    오빠가 있어서 참 다행이당 ㅠㅠ

  • tory_10 2018.05.16 14:14

    진짜 글만봐도 기빨리고 너무 무섭다.. 정말 다행이었네.

    그러게.. 왜 나는 물리적으로 약한 여자로 태어나서 이런 겪지 않아야할 경험들을 겪고, 계속해서 공포에 떨어야 하는지.. 진짜 너무 힘빠지고 힘들다.

  • tory_11 2018.05.16 19:17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3/12 14:13:41)
  • tory_12 2018.05.20 11:59
    토리ㅜㅜㅜㅜㅜ부둥부둥 무서웠겠다ㅜㅜㅜㅜ밤길에 누가 따라오는거 개소름이야
  • tory_13 2018.05.24 17:05

    그 남자 웃었다는 거에서 소름 돋았어.. 원톨 아무일 없어서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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