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버러지같이 여기는 신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그들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신과
죽어가는 생명들을 안타까이 여기며
유의미한 희생에 의문을 던지는 나스티카
신과 나스티카의 관계는 험악하기 그지 없지만
메나카는 아그니가 학살자가 아님을 알고 신뢰하며
아그니 또한 인간형의 메나카를 걱정하는 말을 할 정도로 둘의 사이가 유한 것을 알 수 있음.
그동안 메나카가 무의미한 학살에 아파하며
눈물을 흘렸다는 걸 알고 있는 아그니.
간다르바를 죽여서 무수한 생명을 살림과 동시에 자신과 그녀의 올곧은 가치관으로 인한 고통을 끝낼 수 있다고 말함.
그렇지만 어째서인지 메나카는 간다르바를 죽이지 않고
더 기나긴 고통을 감내하며 그를 교화시키는 길을 선택함.
끝까지 남을 위한 걱정을 하며 자신을 탓하는 메나카를 보며
그 운명에 대한 억울함을 대신 토로해주는 아그니.
사라져가는 생명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워할 줄 아는 메나카가 모든 원흉인 간다르바 따위를 위해 희생해야한다는 사실과,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또 한명의 정상적인 인물이 떠나간다는 사실이 답답하지 않았을까 싶음.
아그니에게 자신의 뜻을 맡기고 간 메나카.
아그니가 메나카를 좋게 생각하는 것처럼 메나카 또한 아그니의 자비심을 깊이 알고 믿었기 때문에.
사실 아그니는 처음부터 간다르바를 죽이고 싶었지만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지속적으로 다시 선택할 기회를 줌.
신으로써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참은 거겠지만,
최후로 간다르바를 설득할 때는 죄를 대신 떠안고 죽은 메나카의 희생을 가엾게 하지 말라는 이유를 떠올림.
그럼에도 간다르바는 올바른 길을 선택하지 않았고
미쳐버린 간다르바를 보며 아그니는 메나카의 희생이 헛되게 되었음을,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었음을 말함.
이 때 무수한 시간 동안 간다르바를 죽이지 않고 끊임없이 인내했던 아그니의 참담함이 어느 정도였을지...
원래 간다르바의 이름이 메나카에게 주어졌어야 했다는게 밝혀졌는데, 만약 모든 일이 순리대로 이뤄졌다면 원래의 간다르바인 메나카가 가졌어야할 종족을 뛰어넘은 우정은 아그니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ㅠㅠㅠㅠㅠㅠㅠㅠ
자비로운 바보와 평화주의자의 상성 너무 좋잖아요8ㅅ8
얘네 잘만 만났으면 짱친 되고도 남았을 것 같다고....
작가님 나중에 왕이 된 메나카와 우정을 나누는 아그니가 있는 평행세계 그려주기로 약속합시다(따흐흑